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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드라마 트웰브는 동양의 12지신 설화와 현대적인 판타지 히어로물을 결합한 K-슈퍼히어로물입니다.
악귀 세력에 맞서 인간 세상을 구하기 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던 12천사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과거 악귀 오귀와의 치열한 전투에서 소, 토끼, 양, 닭을 상징하는 동료 천사들이 희생되고 호랑이 천사이자 리더인 태산은 깊은 상처를 안은 채 인간 세상에서 정체를 숨기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수천 년이 흘러 봉인이 풀리고 악귀들이 다시 세상을 위협하자 흩어져 있던 원숭이,용,개 등 12지신 천사들이 다시 결집합니다. 드라마는 이들이 인간과의 유대를 회복하고 운명적 사명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다이내믹한 액션과 서사로 풀어냅니다.
동양12지신 서양황도12궁의 비교

대다수의 히어로물이나 판타지 드라마는 인물의 능력치를 설명할 때 단순한 물리적 힘이나 초능력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트웰브가 지닌 가장 독창적인 지점은 동양의 전통적인 12지신 체계를 캐릭터의 메커니즘으로 채택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를 서양의 전통 체계인 황도 12궁도와 비교 분석해 보면 매우 흥미로운 인문학적 차이점이 드러납니다.
서양
서양 황도 12궁의 캐릭터 설계 방식 서양의 황도 12궁은 태양이 지나가는 천구의 궤적 즉 하늘의 정적인 좌표에 기반합니다.
황도 12궁 시스템에서의 영웅은 출생과 동시에 하늘의 별자리 배치에 따라 거스르지 못할 운명과 정해진 성격적 특성을 부여받습니다.
인물의 능력은 하늘에서 내려온 절대적인 것이며 캐릭터 간의 관계 또한 정해진 우성 열성 구조나 원소간(불,흙,바람,물)의 고정된 상성 관계에 따라 결정됩니다.
서양의 12궁 및 영웅 조합 서양 서사에서 12라는 숫자는 각기 완벽한 개인들의 집합체에 가깝습니다.
아서왕과 12기사나 어벤져스처럼 각 영웅은 독립된 개별 서사를 지니며 팀을 이룰 때도 개개인의 능력이 더해집니다.
하나의 영웅이 없어지더라도 전체가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동양
반면 동양의 12지신은 하늘의 별자리가 아닌 지상의 시간 흐름(12시간)과 공간의 방향(12방위) 그리고 지상에 실존하는 동물의 물리적 신체성에 뿌리를 둡니다.
트웰브 속 천사들은 천상에 거주하는 관념적 신이 아닌 지상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지상형 수호자로 그려집니다.
리더 태산이 지닌 호랑이의 압도적인 물리적 중량감과 힘 원승이의 날렵하고 유연한 원숭이 특유의 기만적 액션 쥐돌의 쥐가 가진 높은 지능과 치밀함을 바탕으로 한 무기 제작 능력 등은 관념적 능력이 아니라 동물 고유의 생물학적 원형이 캐릭터의 물리적 메커니즘으로 현실화된 형태입니다.
즉 동양의 12지신은 인물에게 절대적 운명을 강요하기보다 그들이 발을 딛고 서 있는 지상의 시간과 공간 안에서 생동감 있게 작동합니다.
동양의 12지신과 트웰브의 구원 서사 그러나 동양의 12지신은 자(쥐)-축(소)-인(호랑이)-묘(토끼)...로 이어지는 톱니바퀴 같은 순환 고리이자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입니다.
각 지신은 단독으로 존재할 때보다 전체 12지라는 궤적 안에서 고유한 존재 의의를 갖습니다.
트웰브의 핵심 서사적 동력은 바로 이 상보적 결위에서 발생합니다. 과거 전투에서 소, 토끼, 양, 닭을 상징하는 4명의 천사를 잃은 상태에서 잔존한 8명의 천사들은 완벽하지 못한 채 결함을 안고 살아갑니다.
하나의 신체가 팔다리 일부를 잃은 것과 같은 상실감을 공유하며 흩어졌던 인물들이 다시 결집해 잃어버린 균형을 메꾸어 나가는 과정 자체가 곧 드라마의 핵심 테마인 치유와 회복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개개인의 독주보다 전체의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는 동양적 유교,도교 사상이 판타지 장르의 서사 구조로 승화된 대표적 사례입니다.
나의 경험
드라마 트웰브를 관람하며 가장 몰입하게 된 부분은 인간에 대한 배신과 신뢰의 회복이라는 주제였습니다.
극 중 천사들은 인간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싸우지만 과거 인간들에게 배신당했던 상처 때문에 마음을 닫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설정을 보며 과거 제 삶에서 경험했던 큰 갈등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사회초년생 시절 저는 가장 가깝다고 믿었던 친구에게 선의로 큰돈을 빌려준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친구의 어려운 사정을 외면할 수 없었고 믿음 하나만으로 제 여유 자금 이상을 선뜻 내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약속했던 변제 기일은 유야무야 지연되었고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제가 미안해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결국 작았던 균열은 감정적인 싸움으로 번졌고 오랜 기간 쌓아왔던 인간관계는 금전 문제 하나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이 사건은 저에게 깊은 상처와 회의감을 남겼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아무리 친하고 절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금전 거래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삶의 원칙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야박해 보일 수 있지만 관계를 지키기 위해 오히려 선을 지키는 것이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속 리더 태산이 인간에게 배신당해 마음을 닫았던 깊은 슬픔과 경계심이 남 일 같지 않게 다가왔던 이유도 바로 이러한 개인적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내가 주인공(태산) 이였다면
만약 제가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온 12지신의 리더 태산이었다면 과거 동료들을 잃은 슬픔과 인간의 배신으로 인해 악귀와의 전투에 다시 나서는 것을 수없이 주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주인공이라면 단순히 악귀를 처단하는 무력 행사보다 12지신 공동체의 치유와 시스템의 재구축에 초점을 맞추었을 것입니다.
상처받은 동료들의 트라우마 케어 동료를 잃은 죄책감으로 흩어져 사는 천사들을 찾아가 그들의 마음을 보듬고 각자가 지닌 인간 사회에서의 상처를 보듬는 리더십을 발휘했을 것입니다.
명확한 규율 설정 인간 세상에 개입하되, 제가 현실에서 깨달았던 것처럼 지나친 호의나 무조건적인 희생 대신 인간 사회와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명확한 원칙을 세웠을 것입니다. 신뢰는 무조건적인 희생이 아닌 명확한 경계와 존중에서 나온다는 것을 바탕으로 팀을 이끌었을 것입니다.
드라마 트웰브의 인상 깊었던 점과 아쉬운 점 인상 깊었던 점
인상깊었던 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한국의 전통적인 12지신 소재를 현대적인 액션 판타지 장르로 완성도 높게 재해석했다는 점입니다.
자-축-인-묘로 이어지는 전통적 동물의 상징을 현대 도시 속 다양한 직업군(한의사, 형사,등)과 매칭시키고 각 동물의 특성을 살린 특수 효과와 액션 연출은 기존 서구형 히어로물과 차별화되는 한국적 K-판타지만의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습니다.
아쉬운점
아쉬웠던 점은 12명이라는 다채로운 캐릭터를 제한된 상영 시간 내에 다루다 보니 발생하는 서사의 과부하였습니다. 마동석, 서인국, 박형식 등 비중 있는 인물들의 대립 구조는 밀도 있게 다루어졌으나 상대적으로 일부 천사들의 개인 서사나 과거 희생된 동료들에 대한 깊이 있는 복선이 빠른 전개 속에 다소 묻히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시즌제로 전개되어 각 동물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신화적 배경이 조금 더 디테일하게 그려졌다면 서사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른 K-드라마와 차별화된것을 보고싶다면 추천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