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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SBS 드라마 마이 데몬은 인간과 악마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존재의 만남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작품이다.
주인공 도도희는 미래그룹의 상속녀로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관련된 복잡한 상황 속에서 살아온 인물이다. 겉으로는 냉정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지만 자신의 주변에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런 도도희 앞에 악마 정구원이 나타난다.
정구원은 인간과 계약을 맺고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악마로,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자신의 능력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두 사람의 관계는 처음부터 사랑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예상하지 못한 사건을 계기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계약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함께하게 된다.
악마는 정말 악한 존재일까?

이 작품을 보면서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질문은 제목 그대로 악마는 정말 악한 존재일까? 였다.
우리는 악마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나쁜 존재를 떠올린다. 누군가를 속이고 유혹하고 해를 끼치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 역시 마이 데몬을 보기 전까지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정구원을 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정구원은 분명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계약을 맺고 살아가는 악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모든 행동을 단순히 ‘악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오히려 작품 속에서는 인간의 욕망이 더 복잡하게 보인다. 정구원이 인간에게 원하는 것을 주는 과정에서 결국 선택하는 것은 인간이다. 부자가 되고 싶거나 성공하고 싶거나 복수하고 싶거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을 때 그 선택을 하는 것은 인간 자신이다. 그렇다면 악마가 인간의 욕망을 이용하는 것과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선택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악한 것일까?
이 질문에는 쉽게 답하기 어려웠다.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붙어 있는 이름이나 이미지만 보고 그 사람의 본질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악마라는 이름 때문에 정구원을 처음부터 악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살펴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악마의 모습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반대로 현실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야 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직접 만나기도 전에 나쁜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물론 사람을 조심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붙여놓은 이름 하나만으로 그 사람의 모든 모습을 결정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마이 데몬에서 말하는 악마는 단순히 선과 악을 구분하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선택을 보여주는 거울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만약 내가 주인공이라면
만약 내가 도도희의 입장이었다면 처음부터 정구원을 믿지는 못했을 것 같다.
누군가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악마라고 말하고 계약을 제안한다면 아무리 좋은 조건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상대방이 어떤 존재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나 역시 거리를 두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정구원이 단순히 ‘악마’라는 이유만으로 그를 판단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말보다 행동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사람인 것은 아니고, 반대로 나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모든 면에서 나쁜 사람인 것도 아니다. 만약 내가 도도희라면 정구원을 믿을지 말지를 결정하기 전에 조금 더 오랜 시간 그의 행동을 지켜봤을 것 같다.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판단받을 때는 이름이나 소문이 아니라 나의 행동으로 평가받고 싶을 것 같다.
영화와 관련된 내 경험
마이 데몬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고등학교 1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이었다.
고등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선생님은 나에게 유난히 잔소리를 많이 하셨다. 공부나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하셨고 내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마디씩 하셨다. 당시의 나는 그런 선생님의 말씀이 좋지만은 않았다.
왜 나한테만 이렇게 잔소리를 많이 하실까? 라는 생각을 했고 솔직히 말하면 선생님이 나를 혼내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선생님을 조금 무섭고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지적을 받을까 봐 선생님 앞에서는 괜히 행동을 조심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선생님의 행동을 조금씩 다르게 바라보게 됐다. 선생님이 나에게 했던 잔소리는 단순히 나를 혼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는지 공부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걱정해서 해주신 말들이었다. 그때는 듣기 싫었던 말들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오히려 나에게 필요했던 이야기들이었다. 생각해보면 선생님은 나에게 좋은 말을 해주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잘못하고 있을 때는 잘못했다고 말해주었고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야기해주셨던 것 같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선생님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잔소리하는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나를 신경 써주셨던 선생님으로 기억하게 됐다.
아쉬운 점과 인상 깊었던 점
마이 데몬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악마라는 존재를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모습과 다르게 보여줬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악마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설정 자체가 판타지적이고 현실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오히려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으로 쉽게 나눌 수 있을까?
누군가의 행동 하나만 보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해도 될까? 그리고 나 역시 다른 사람을 그렇게 판단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여러 사건과 인물들의 관계가 빠르게 전개되는 부분에서는 감정의 변화를 충분히 따라가기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조금 더 천천히 인물들의 감정이나 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줬다면 일부 장면의 여운이 더욱 깊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마이 데몬은 나에게 단순히 재미있게 본 드라마로만 남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악마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보았지만, 마지막에는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생각하게 됐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이름을 붙인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착한 사람 이기적인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
하지만 그 이름 하나가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마이 데몬을 보고 난 뒤에는 악마는 정말 악한 존재일까?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없게 됐다. 어쩌면 악마라는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그 존재가 실제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가일 것이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PLhAcFZWmgI&list=PLzoQTcvfo3FisRZVA0W1NofdlY2wpcfZ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