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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틀었을 때 "또 뻔한 형사물이겠지" 하고 별 기대 없이 봤습니다. 그런데 1화가 채 끝나기도 전에 리모컨을 내려놓고 화면에 집중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OCN 드라마 《번외수사》는 형사 한 명이 사건을 해결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서로 목적도 다르고 관계도 없는 다섯 명이 어쩌다 보니 같은 범인을 쫓게 되는 이야기인데, 이 설정 하나가 생각보다 훨씬 강력했습니다.
이 드라마가 만들어진 배경과 구조
《번외수사》는 OCN이 야심차게 기획한 드라마틱 시네마 프로젝트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드라마틱 시네마(Dramatic Cinema)란 영화적인 연출 방식과 드라마 특유의 서사 구조를 결합한 포맷으로, 쉽게 말해 TV 드라마지만 영화 찍듯이 만든다는 뜻입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꼈는데, 장면 전환이나 카메라 앵글이 확실히 일반 주말 드라마와 결이 달랐습니다.
이 작품의 핵심은 다섯 명의 비(非)경찰 인물군입니다. 물불 안 가리는 막장 형사 강호, 방송 각을 위해서라면 납치도 자처하는 열혈 PD 무영, 전직 프로파일러 출신 사립탐정, 전직 조폭 출신 택배 사장, 전직 국과수 출신 한의사까지. 이들이 공식 수사팀이 아닌 채로 같은 범인을 향해 수렴해 가는 구조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뼈대입니다.
프로파일링(Profiling)이라는 개념이 극 중에서 꽤 비중 있게 다뤄집니다. 프로파일링이란 범죄 현장의 증거와 행동 패턴을 분석해 범인의 심리적·사회적 특성을 추론하는 수사 기법입니다. 극 중 사립탐정 캐릭터가 10년 전 미제 사건을 프로파일링한 결과물을 내놓는 장면은 제 경험상 이 드라마에서 가장 밀도 높은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 드라마틱 시네마 포맷: 영화적 연출 + 드라마 서사의 결합
- 5인 비경찰 협력 수사: 각자의 목적과 전문성이 교차하며 사건 해결
- 장르 혼합: 수사물 기반에 코미디·액션을 자연스럽게 얹은 구조
- OCN 드라마틱 시네마 시리즈 세 번째 작품
반전 구조를 뜯어보면 보이는 것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제가 가장 무너졌던 순간은 쌍둥이 반전이 나왔을 때입니다. 극 중 유력 용의자 김민석의 지문이 범인의 것과 불일치로 나오는 장면에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범인으로 확신했던 인물이 풀려나는 순간 허탈함과 동시에 "그럼 진짜 누구야?"라는 의문이 동시에 몰려왔습니다.
이후 밝혀지는 구조가 꽤 치밀했습니다. 쌍둥이 동생 김민수가 미성년자 시절 범행을 저질렀고, 지문 등록 의무가 생겼을 때 쌍둥이 형 민석이 대신 지문 등록을 해줬다는 설정입니다. 지문 등록(Fingerprint Registration)이란 국가가 개인 식별을 위해 손가락 지문 정보를 법적으로 수집·보관하는 제도로, 대한민국 기준으로 만 17세 이상이면 의무 등록 대상이 됩니다(출처: 행정안전부). 범인이 범행 당시 미성년자라는 가정이 성립하려면 당시 7살이었어야 한다는 역설도, 이 제도를 알고 나니 더 선명하게 이해됐습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보행 패턴 분석 장면이었습니다. 왼발을 약간 차는 걸음걸이와 오른발 팔자 접지 보행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설명과 함께, 두 사람의 걸음걸이가 동일인일 확률 98%라는 결론이 나오는 과정은 꽤 설득력 있게 연출됐습니다. 제 경우엔 이런 행동 분석 장면이 단순히 극적 장치라고만 넘기기 어려웠는데, 실제 보행 분석(Gait Analysis)이 법과학 분야에서 범인 식별에 활용되는 실제 기법이기 때문입니다. 법과학 분야의 연구에 따르면 보행 패턴은 개인마다 고유한 특성을 가져 신원 확인에 활용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다만 제가 직접 보면서 아쉽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습니다. 10년 전 미제 사건과 현재 사건이 연결되는 개연성은 충분했지만, 범인의 심리가 왜 13년이나 잠복했다가 같은 장소에서 다시 터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조금 부족했습니다. 사건 전개가 빨라서 몰입감은 올라갔지만, 인물의 내면을 좀 더 들여다볼 시간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드라마를 보고 나서 제 태도가 바뀐 것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저는 예전에 친구를 오해했던 일이 계속 머릿속에 걸렸습니다. 다른 지인에게 그 친구에 대한 좋지 않은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직접 확인하지 않고 그냥 멀리했습니다. 나중에 직접 이야기를 해보고 나서야 완전한 오해였다는 걸 알게 됐고, 한동안 미안함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극 중에서도 처음에 유력 용의자처럼 보였던 인물이 사실은 억울하게 의심받은 경우가 나옵니다. 주인공들은 감정이나 첫인상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지문 불일치, 보행 패턴 비교, IP 추적, 댓글 날짜 분석 같은 구체적인 증거들을 하나씩 쌓아가며 진실에 다가갑니다. 이 과정을 보면서 제가 그때 얼마나 성급했는지를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행동 증거 분석(Behavioral Evidence Analysis), 즉 범행 현장의 행동 흔적으로부터 범인의 특성을 추론하는 방법론을 드라마가 꽤 정확하게 묘사한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가령 시체 훼손 중 면부나 손목을 절단하는 경우 면식범(面識犯)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 나오는데, 면식범이란 피해자와 사전에 안면이 있는 범인을 뜻합니다. 이런 세부 묘사 덕분에 단순한 오락용 범죄물 이상의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아쉬운 지점도 있었습니다. 48시간 체포 구속 시한 안에 지문이 기적처럼 복원되는 장면은 극적 긴장감을 위한 장치라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제 경우엔 몰입이 살짝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피부 표피가 재생되면서 지문이 복원된다는 설명을 극 중에서 덧붙이긴 했지만, 48시간이라는 시간 안에 그 속도로 복원이 된다는 건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현실성보다 서사의 완결감을 택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번외수사는 몇 화 드라마인가요?
A. OCN에서 방영된 《번외수사》는 총 16부작으로 구성된 드라마입니다. 드라마틱 시네마 포맷 특성상 회당 분량이 일반 드라마보다 조금 짧게 편집되어 있어, 제가 직접 보면서도 "벌써 끝났나?" 싶은 순간이 많았습니다.
Q. 번외수사에 차태현이 나오는데 코미디 드라마인가요?
A. 기본 장르는 수사물이고, 거기에 코미디와 액션이 섞인 구조입니다. 차태현 특유의 찰진 말투가 자연스럽게 유머를 만들어내지만, 사건의 무게는 충분히 살아 있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웃기다가도 갑자기 진지해지는 템포 전환이 꽤 능숙하다는 점이었습니다.
Q. 드라마에서 지문 복원 장면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A. 피부 표피가 재생되면서 지문이 복원되는 것 자체는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다만 극 중처럼 48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선명하게 복원되기는 어렵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실제 법과학 수사에서는 수일에서 수주의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고, 손상 정도에 따라 차이가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Q. 번외수사 등장인물 5명은 각각 어떤 역할인가요?
A. 막장 형사 강호, 열혈 PD 무영, 전직 프로파일러 출신 사립탐정, 전직 조폭 출신 택배 사장, 전직 국과수 출신 한의사로 구성됩니다. 각자의 전문성과 목적이 다르다 보니 협력하면서도 충돌하는 케미가 이 드라마의 재미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결론
《번외수사》는 수사물이라는 장르 안에서 꽤 많은 것을 시도한 작품입니다. 영화적 연출, 5인 비경찰 협력 구조, 프로파일링과 법과학 개념의 실제적 활용까지. 제 경험상 이 정도 밀도의 설정을 코미디·액션과 함께 소화한 한국 드라마는 많지 않습니다.
물론 빠른 전개 속에서 인물의 심리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부분, 일부 극적 장치의 현실성 부족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범인을 잡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편견 없이 증거를 따라가는 태도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제게 꽤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OCN 특유의 수사극을 좋아하신다면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