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술꾼도시 여자들 (드라마 소개, 위로의 매개체, 음주 문화)

info76776 2026. 7. 20. 19:06

목차


    술꾼 도시 여자들 포스터

    솔직히 저는 「술꾼도시 여자들」을 처음 접했을 때 그냥 술 마시는 장면만 가득한 가벼운 드라마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보다 보니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세 친구가 소개팅 실패담부터 직장 스트레스, 인간관계 갈등까지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 술자리 하나로 서로를 붙잡아 주는 모습이, 제가 한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위로를 찾았던 기억과 겹쳐 보였거든요.



    드라마 소개: 소개팅 3연타와 술자리의 의미

    「술꾼도시 여자들」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로, 처음부터 끝까지 '기승전술(起承轉術)'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구조로 짜여 있습니다. 여기서 기승전술이란 사건이 생기고, 전개되고, 반전이 오고, 결국 술자리로 귀결되는 이 드라마만의 전개 공식을 뜻합니다.

    초반부터 주인공 남자 1호는 소개팅을 연달아 세 번 가지만 매번 개성 강한 상대를 만나며 완전히 탈진합니다. 첫 번째 상대는 만나자마자 소주를 먼저 깔고 지역주의 발언을 날리는가 하면, 두 번째 상대는 군대 얘기에 틀니 소재까지 꺼내며 상대를 패닉 상태로 몰아넣습니다. 세 번째 소개팅에서 드디어 평범한 사람을 만났다 싶었지만 역시나 예상을 벗어나 버리고 맙니다.

    제가 이 장면들을 보며 느낀 건, 드라마가 단순히 '특이한 캐릭터'를 웃음코드로 소비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세 소개팅 상대가 사실 주인공 후배의 친한 친구들이었고, 그들이 다 같이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낸다는 결말은 "우리가 아는 관계의 거의 전부는 술자리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처럼 읽혔습니다.

    OTT(Over The Top) 플랫폼, 즉 인터넷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이처럼 기존 방송사가 다루기 어려웠던 소재들이 드라마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술꾼도시 여자들」 역시 그 흐름 위에 있는 작품입니다.

    • 소개팅 3연속 실패라는 공감 가는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됨
    •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단순 웃음코드를 넘어 관계의 의미를 보여줌
    • OTT 환경이 기존 방송에서 불가능했던 소재를 가능하게 만든 사례
    요약: 소개팅 3연타 실패라는 익숙한 상황을 통해, 술자리가 단순한 음주 행위가 아니라 관계를 잇는 매개체임을 보여주는 드라마다.

     

    위로의 매개체: 술 한 잔이 아니어도 괜찮다

    드라마를 보면서 제 경험이 떠오른 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주인공들이 술로 위로받는 장면을 보다가 제가 한창 발리송에 빠져 있던 시절이 갑자기 생각났거든요.

    발리송(Balisong)이란 필리핀에서 유래한 묘기용 나이프로, 두 개의 핸들이 칼날을 감싸는 구조로 되어 있어 손가락 사이로 돌리고 열고 닫는 플리핑(Flipping) 기술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플리핑이란 발리송 핸들을 손가락 위로 회전시키며 다양한 동작을 연결하는 기술 체계를 말합니다. 국내에서도 한때 꽤 유행했고, 저도 그 유행을 타서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연습을 하다 보면 머릿속이 깨끗해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발리송 기술은 난이도가 꽤 높은 편입니다. 오픈롤(Open Roll), 클로즈드롤(Closed Roll) 같은 기본 동작부터 시작해 익숙해지기까지 손가락에 멍이 드는 건 기본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려운 걸 깨는 과정 자체가 좋은 편이라 오히려 그 점이 더 몰입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실수로 핸들에 손을 찧으면서도 결국 기술 하나를 성공시켰을 때 느끼는 그 감각이, 힘든 하루를 씻어내는 데 술 한 잔 못지않게 효과적이었습니다.

    「술꾼도시 여자들」의 인물들은 술에 취하면 별것도 아닌 일이 다 별게 되고, 반대로 진짜 별거였던 일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고 말합니다. 제가 발리송을 돌리면서 느꼈던 감각도 비슷했습니다. 기술 하나에 집중하는 동안만큼은 다른 걱정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었으니까요. 이처럼 위로의 매개체(媒介體), 즉 어떤 감정이나 상태를 전달하거나 완화시켜 주는 중간 역할을 하는 대상은 사람마다 전혀 다른 형태를 가질 수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행동을 몰입 상태, 즉 플로우(Flow)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플로우란 어떤 활동에 완전히 집중하여 시간과 외부 자극을 잊게 되는 심리 상태를 뜻하며, 헝가리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정의한 개념입니다(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발리송 연습이든 술자리든, 그 순간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자체가 사람에게 필요한 회복의 조건인 셈입니다.

    요약: 위로의 매개체는 술일 수도 있고 발리송 같은 전혀 다른 무언가일 수도 있으며, 핵심은 그 대상이 아니라 '몰입'이라는 심리적 메커니즘에 있다.

     

    음주 문화와 드라마의 경계: 어디까지 긍정으로 봐야 할까

    이 드라마가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불편함을 느낀 부분도 분명히 있었거든요.

    가장 걸렸던 건 문제 해결의 흐름이 거의 모두 음주 장면으로 수렴된다는 점입니다. 직장 갈등도, 고소 분쟁도, 친구 사이의 오해도 술자리 하나로 봉합되는 구조가 반복됩니다. 작품이 음주 문화(飮酒文化)를 미화하려는 의도를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반복 노출이 음주를 문제 해결의 도구로 인식하게 만들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음주가 우울,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를 단기적으로 완화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의존도를 높이고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출처: World Health Organization). 드라마 안에서도 인물들이 알코올성 기억 소실, 즉 블랙아웃(Blackout) 증상을 경험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블랙아웃이란 과음 후 일정 시간 동안의 기억이 형성되지 않는 현상을 말하는데, 드라마에서는 이 장면이 웃음코드로 처리됩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은 좀 다르게 다뤄졌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가 전달하려는 핵심 메시지, 즉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서로의 부족함을 그냥 받아들이는 관계의 가치는 충분히 유효합니다. 술이 아니더라도 그 시간과 공간, 솔직함이 있으면 된다는 것을 이 드라마는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발리송을 같이 연습하던 친구와 나눈 별것 없는 대화들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처럼, 매개체가 무엇이든 함께하는 순간 자체가 위로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건, 드라마 속 씬스틸러(Scene Stealer) 역할입니다. 씬스틸러란 주연이 아님에도 등장할 때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겨 극의 흐름을 가져가는 조연 배우를 뜻합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소개팅 상대로 나온 캐릭터들이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느꼈고, 그 덕분에 드라마 전체의 유머 밀도가 유지된다고 봤습니다.

    요약: 드라마는 우정과 소통의 가치를 잘 담아냈지만, 음주 문화를 문제 해결 수단으로 반복 묘사하는 구조에는 비판적 시선도 필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술꾼도시 여자들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티빙(Tving) 오리지널 작품으로 티빙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본 내용은 1화부터 4화까지의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Q. 술꾼도시 여자들이 음주를 미화하는 드라마 아닌가요?

    A. 제가 직접 보면서 든 생각도 비슷했습니다. 작품의 의도 자체는 음주를 미화하기보다 사람 사이의 소통을 강조하는 데 있습니다. 다만 거의 모든 갈등이 술자리로 해결되는 반복 구조는 일부 시청자에게 음주 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할 여지가 있어 주의해서 보는 시각도 필요합니다.

     

    Q. 발리송이 진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나요?

    A. 저는 효과를 봤습니다. 플리핑 기술 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심리학에서 말하는 플로우(Flow)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외부 스트레스가 잠시 차단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다만 초보 단계에서는 손가락 부상이 잦으므로 트레이너(Trainer) 모델, 즉 날이 없는 연습용 발리송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드라마에서 블랙아웃 장면이 웃기게 나오던데, 실제로 위험한 건가요?

    A. 블랙아웃은 단순히 기억을 잊는 게 아니라 뇌에서 기억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WHO는 이를 과음의 명확한 신호로 보며 장기적으로 뇌 기능과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합니다. 드라마에서 웃음코드로 처리된 부분이 실제로는 가볍지 않다는 점, 제가 보면서도 좀 걸렸던 대목입니다.

     

    결론

    「술꾼도시 여자들」을 보고 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이 드라마는 술 자체보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사람을 버티게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음주 반복 구조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우정의 온도만큼은 진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발리송이라는 전혀 다른 매개체를 통해 비슷한 위로를 받았던 사람으로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별것 아닌 것, 심지어 이상하게 보이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전부일 수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셨다면, 이번 기회에 자신만의 매개체가 무엇인지 한 번 떠올려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j8eL8Xg3Xx8&t=463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