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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그냥 또 하나의 학원 액션물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 연시은이 물리 공식을 꺼내 들며 싸움을 설계하는 장면을 보는 순간,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힘이 아닌 머리로 맞서는 이야기, 그리고 그 이면에 담긴 열등감과 우정의 서사가 제 옛 기억을 건드렸습니다.
힘 대신 전략으로 맞선다는 것
연시은은 교내에서 가장 왜소한 체격을 가진 학생입니다. 그런데 그가 일진 무리를 상대하는 방식이 남다릅니다. 드라마 속에서 시은은 뉴턴의 운동 제2법칙, 즉 힘은 질량과 가속도의 곱이라는 물리 공식을 전투 전략에 직접 응용합니다. 여기서 운동 제2법칙(F=ma)이란, 같은 질량이라도 속도를 높이면 충격력을 키울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쉽게 말해 몸이 작아도 타격 속도와 지점을 정확히 계산하면 큰 상대를 넘어뜨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설정이 신선하게 다가온 이유는, 기존 학원 액션물에서 흔히 보던 힘숨진(힘을 숨긴 진짜 강자) 공식을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힘숨진이란 사실은 엄청난 신체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평소엔 약한 척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본색을 드러내는 클리셰를 말합니다. 연시은은 그 반대입니다. 진짜로 약하고, 그 약함을 인정한 채로 분석과 계획으로 싸움을 설계합니다.
조건반사(무의식적 반응)를 역이용해 상대의 움직임을 유도하거나, 주변 환경을 무기로 파악하는 장면들은 단순한 주먹다짐이 아닌 일종의 전술 시뮬레이션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직접 이 장면들을 보면서 느낀 건, 약함이 반드시 패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 운동 제2법칙(F=ma)을 전투 전략에 응용 — 속도와 타격 지점으로 힘의 부족분을 보완
- 조건반사를 역이용해 상대의 무의식적 반응을 유도하는 전술 설계
- 힘숨진 클리셰를 거부하고 진짜 약자가 지략으로 맞서는 서사 구조
열등감이 관계를 망가뜨리는 방식
드라마에서 오범석이라는 캐릭터는 저에게 특히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그는 열등감과 오해 때문에 주변 친구들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인물입니다. 이 장면을 보는 내내 제 과거가 겹쳐 보였습니다. 저도 예전에 열등감 때문에 친구에게 괜한 것으로 시비를 걸고 무안을 준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 같은 짓이었는데, 그때는 그게 왜 잘못인지조차 몰랐습니다.
열등감(inferiority complex)이란, 자신이 타인보다 부족하다는 느낌이 반복되면서 형성되는 심리적 열세감을 말합니다.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알프레트 아들러(Alfred Adler)는 열등감이 인간 행동의 근본적인 동기 중 하나라고 봤습니다. 열등감 자체는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제대로 소화되지 않으면 타인을 향한 시기와 공격적 행동으로 터져 나옵니다(출처: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드라마 속 영빈 패거리의 괴롭힘 방식도 결국 이 심리와 연결됩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 즉 상대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방식으로 시은을 무너뜨리려 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가스라이팅이란 피해자가 스스로의 기억과 판단을 의심하게 만드는 심리적 조작 행위를 말합니다. 모의고사 중 시은의 집중력을 무너뜨린 장면이 그 전형적인 예였습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대신, 그 감정을 원동력으로 바꾸는 쪽을 택했습니다. 제 경험상 열등감을 없앨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제가 잘하는 것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면서 그 친구와 다시 사이좋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열등감을 없애는 게 아니라 잊게 만드는 것, 그게 제가 찾은 방법이었습니다.
학교폭력은 개인이 아닌 주변이 만든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공감한 지점은 학교폭력을 개인의 싸움이 아니라 주변의 선택이 만들어 내는 구조적 문제로 그렸다는 점입니다. 영빈의 가스라이팅은 혼자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묵인하는 반 친구들, 사실을 덮는 담임, 눈치를 보며 침묵하는 목격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주변에 사람이 많을수록 오히려 개입하려는 의지가 줄어드는 심리 현상을 말합니다. 1960년대 사회심리학자 존 달리(John Darley)와 비브 라타네(Bibb Latané)의 연구에서 처음 체계화된 개념으로, 학교폭력 현장에서도 이 현상이 반복적으로 관찰됩니다(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드라마 속 반 친구들이 영빈 패거리의 행동을 보면서도 나서지 못하는 장면은 이 방관자 효과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완전히 흠잡을 데 없다는 건 아닙니다. 폭력으로 상황을 해결하는 장면들이 반복되다 보면, 어린 시청자들이 '저렇게 하면 되는구나'라는 착각을 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폭력이 해결책이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우려가 전혀 근거 없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의 메시지가 '지략과 용기'라는 건 알지만, 화면에서 보이는 건 결국 주먹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시은과 안수호의 관계는 이 드라마의 가장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위기에서 먼저 나서는 두 사람의 우정은, 학교폭력 속에서도 진짜 관계가 어떤 모습인지를 조용하게 보여 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약한영웅 Class 1, 웹툰이랑 내용이 많이 다른가요?
A. 웹툰의 기본 설정과 캐릭터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드라마 특성에 맞게 각색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단순히 원작을 옮긴 수준이 아니라 드라마만의 호흡과 연출로 재구성했다는 평가가 많고, 저도 그 점에서 원작 팬이든 처음 접하는 시청자든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봅니다.
Q. 학교폭력 피해자가 봐도 괜찮은 드라마인가요?
A. 괜찮다고 보는 시각도 있고, 폭력 장면이 직접적으로 묘사되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드라마 자체가 학교폭력의 구조적 문제를 꽤 정면으로 다루고 있어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지만, 자신의 경험과 비슷한 장면에서 심리적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고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 연시은이 물리 공식으로 싸운다는 게 실제로 말이 되는 설정인가요?
A. 과장된 부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본 원리 자체는 틀리지 않습니다. 운동 제2법칙(F=ma)에 따르면 속도와 타격 지점을 최적화하면 체력 차이를 어느 정도 좁힐 수 있습니다. 실제 무술 훈련에서도 체격이 작은 사람이 타격 속도와 각도로 큰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이 존재합니다. 드라마적 과장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열등감을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열등감을 완전히 없애는 건 사실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고,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제 경험상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것을 원동력 삼아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나씩 만들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감정을 없애려 하기보다 잊게 만드는 것, 그게 훨씬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봅니다.
결론
「약한영웅 Class 1」은 단순히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아닙니다. 약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조건 안에서 싸우는지, 열등감이 어떻게 관계를 갉아먹고 또 어떻게 성장의 발판이 되는지를 꽤 촘촘하게 담은 작품입니다. 제가 직접 겪었던 열등감과 관계의 균열, 그리고 그것을 극복한 경험과 이 드라마의 서사가 여러 군데에서 맞닿아 있어서, 리뷰를 쓰는 내내 단순한 드라마 감상 이상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폭력이 해결책처럼 보이는 연출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하지만 그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지략과 신념으로 버티는 연시은의 이야기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습니다.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웨이브에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혹시 드라마를 보다가 자신의 열등감이나 학창 시절 관계가 떠오른다면, 그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한번 들여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